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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인거부, 어그로가 일상이 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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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국어사전을 보면 어그로(aggro)란 말의 뜻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 어그로 :명사 관심을 끌고 분란을 일으키기 위하여 인터넷 게시판 따위에 자극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거나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일."

 

21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는 민주당 당대표를 선출하기 위한 후보들의 합동연설회가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하 여성의 사인 요청을 거부하는 모습이 동영상으로 올려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화제 내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지나가는 이재명 후보 앞으로 한 여성이 다가와 흰색 표지의 책을 건네 주면서 사인을 요청했는데 이재명 후보는 책을 한번 보더니 사인을 거부하며 책을 다시 돌려 주었고  뒤이어 이재명 후보 옆사람이 양손으로 X 자를 표시하며 고개를 가로젓는 장면이 보여진다.

 

해당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네티즌들과 언론에서는 사인을 받기 위해 여성이 건넨 책의 표지가 하얀 바탕에 검은색 제목이라는 점을 들어 아마도 해당 책이 <굿바이, 이재명> 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굿바이, 이재명> 이라는 책은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해 12월 출간한 책인데 여기에는 이재명 후보가 친형과 진실공방을 벌였던 '친형 강제입원 의혹' '형수 욕설'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물론 이재명 후보의 반대쪽 주장인 지금은 고인이 된 친형 쪽의 주장이 그대로 실린 책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책에 대해 친형의 일방적인 주장이 담겨져 있다는 이유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하였기에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이러한 전 후 사정을 설명하면서 이재명 사인 거부에 대해 네티즌들이 의견이 갈린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쪽에서는 해당 여성이 이재명 후보를 골탕 먹이려 일부러 한 행동이기에 사인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반대편에서는 쿨하게 사인을 해주는 것이 대인배의 이미지였을 텐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또 일부에서는 정치는 통합인데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쪽 의견도 경청을 해야 한다며 사인을 거부하는 이재명 후보의 모습이 통큰 정치인의 모습은 아니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대화와 토론, 그리고 통합이라는 큰 명제를 위한 것이기에 반대되는 상대방 이야기 또한 경청을 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는 정치적 의견, 경향 등을 이야기 할 때 가능한 것이지 이번 사건 처럼 정치적 의견이 아닌 일방적 망신주기와 같은 행위에 대해서까지 통합을 이야기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정치인에게 사인을 받으려 하는 행위는 그 정치인을 신뢰하고 그 정치인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을 때 하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인거부 사건의 당사자가 이재명 후보를 좋아하는 지지자가 아니라면 굳이 사인을 받으려 하는 행위를 할 이유가 없었기에  이런 행위는 단순히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거나 혹은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아 보려는 말 그대로 어그로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이런 어그로가 일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퇴임한 전 대통령에게 불만이 있다고 해서 집회,시위를 빙자하여 욕설을 하고 협박을 하는 행위, 또 여기에 맞불을 놓는다고 현직 대통령이 사는 곳에 가서 집회를 하는 등의 행위는 순수하게 자신의 주장이나 이념 등을 알리려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보려는 행위로 밖에 보여지지 않는다.

 

자신의 주장에 정말로 자신이 있다면 이러한 어그로가 아니라 정당한 방법, 보편적인 방법,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그러한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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