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해 2월 국회 일정을 모두 보이콧 하고 여기에 강경투쟁의 일환으로 릴레이 단식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옹호와 응원보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발표한 이른바'좌파독재 저지 릴레이 단식 계획안'에 따르면 오전 9시~오후2시30분, 오후2시30분~오후 8시로 5시간 30분씩 돌아가며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연좌농성을 하기로 했고 릴레이 단식이라는 것도 농성시간인 5시간 30분에 한정해 놓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성인이 5시간 30분간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이 단식 투쟁이 맞느냐, 최근 방송 등에서 간헐적 단식이 이슈화가 되니 자유한국당도 건강을 위한 간헐적 단식을 하는 것이냐 등의 비아냥 섞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치인의 단식은 말 그대로 죽을 각오를 하고 불의에 맞서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한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이 독재에 항거해 단식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들의 단식에는 죽기를 각오한 결기가 있었고 명분이 있었으며 단식의 결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결과물도 있었습니다. 단순히 당리당략에 따라 단식을 한 것도 아니며 정파를 떠나 민주주의의 큰 가치를 지키기 위한 단식이 있었던 것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단식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치인의 단식이 유독 자유한국당으로만 가면 희화화 되고 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이정현 당대표는 대표실에서 비공개 단식이라는 것을 하면서 국정농단에 대한 국회의 청문회 등 일정을 방해했었습니다.
단식 투쟁이라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함인데 당대표가 당대표실 안에서 그것도 비공개 단식이라니 듣도 보도 못한 방식에 당시에도 비아냥이 쏟아졌었습니다.
이번 자유한국당 릴레이 단식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조해주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반발해 강경 투쟁을 하겠다고 하면서 국회를 보이콧 하더니 그 강경 투쟁의 방법이 의원들이 돌아가면서 5시간 30분만 식사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니 이는 정치인이 불의에 맞서는 최후의 수단인 단식투쟁이라는 것을 스스로 희화화 하고 있는 것입니다.
조해주 상임위원 임명이 정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국가의 체계를 무너뜨릴 정도로 중대한 사안이며 잘못된 일이라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과거 정치인들이 그랬듯이 목숨을 걸고 단식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내세우는 근거라는 것이 서류에 적힌 이름 한 줄 뿐이며 그 이름 한줄 조차 행정적 착오와 실수에 의해 이름이 들어갔던 것이라는 사실을 그들 스스로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