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환 신부님 장례미사가 16일 전주 중앙성당에서 봉헌되었습니다. 지정환 신부님의 장례미사에는 평소 신부님을 존경하던 사람들과 전주교구 신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하여 지정환 신부님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고 합니다.
지정환 신부님의 장례미사에서는 신부님의 간단한 약력이 소개되었는데 신부님은 1960년 한국에 들어와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부안 땅 30만평을 간척해 100여 가구에 나누어 주었습니다. 당시 땅을 나누어 받은 사람들이 다시 술과 도박에 빠지는 모습을 보고 다시는 가난한 사람들 구제에 나서지 않겠다고 맹세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정환 신부님의 우리나라 국민들에 대한 사랑은 그 맹세를 지키지 못하게 만들었고 전라북도 임실에서 주임신부로 재직 할 당시 임실에 치즈 공장을 설립하고 한국 최초로 치즈 생산에 성공을 했습니다. 이 치즈 공장 또한 변변한 소득이 없어 고생하는 농촌의 사람들을 위해 지정환 신부님이 애쓰신 결과 입니다.
지금은 제법 인지도도 있고 대한민국 최초의 치즈 공장이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지만 지정환 신부님이 처음 치즈 공장을 만들었을 때만해도 몇번의 실패를 겪어야 했고 신부님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견학까지 가서 치즈 만드는 기술을 배워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치즈공장을 지정환 신부님은 그 운영권, 소유권을 모두 주민협동조합에 넘기셨습니다.
지정환 신부님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과도 연관이 있는데 1970년 박정희 정부의 유신체제에도 항거를 했으며 다른 외국인 선교사들과 함께 저항운동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유명한 인혁당 사건 때에는 시위 도중 체포되어 국외 추방위기 까지 겪었다고 합니다.
또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에는 광주 시민들에게 제공할 우유를 차에 싣고 혼자 광주에 갔다가 당시 광주의 참혹한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분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에 대한 이러한 애정과 헌신에 대해 2016년에는 대한민국 정부가 감사의 뜻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고 2019년에는 지정환 신부님 가족들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전수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근대 역사를 돌아보면 이처럼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면서도 대한민국 국민들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애쓰고 자신을 헌신한 수많은 외국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지정환 신부님 또한 성경 말씀에 따라 평생을 고통받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 정성을 다했으며 이웃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감사의 뜻으로 대한민국 국적이 부여되었을 때 지정환 신부님은 오히려 자신을 한국 사람으로 생각해주서 고맙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고 합니다.대한민국 국민들 조차도 머리숙여 감사하고 부끄러워지는 모습인 것입니다. 이제는 평생의 그 무거운 짐을 벗고 부디 편안한 곳에서 안식을 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