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식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하자 보수진영에서는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을 쏟아내는 가운데 국회에서는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 반민특위 후손들이 70년전 있었던 경찰의 반민특위 테러 행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약산 김원봉은 항일 무장독립투쟁가로 조선의용대를 이끌었고 이후 이 조선의용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에 편입되었으며 의열단을 조직해 국내 일제 수탈기관의 파괴와 요인암살 등 무정부주의 투쟁을 전개했던 독립운동가 중 한 사람입니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영화 <암살>과 <밀정> 그리고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이몽>을 통해 약산 김원봉의 모습을 확인할 기회가 있는데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김원봉에 대한 언급은 사상과 이념 분쟁으로 몰려 언급 자체가 금기시 되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이는 약산 김원봉이 해방 이후 북으로 월북을 하여 북한 정권 수립에 공을 세웠으며 북한에서 고위직 관료가 되었기 때문인데 이때문에 수많은 독립운동 성과에도 불구하고 약산 김원봉은 아직 독립운동과 관련한 훈장이 추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김원봉과 반민특위는 역사적으로 기구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대통령의 입에서 약산 김원봉이 언급되고 같은 날 반민특위 후손들이 70년 전 있었던 경찰의 테러행위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선 것도 어쩌면 그 기구한 운명이 아직까지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반민특위는 1948년 부터 1949년까지 일제 강점기 친일파의 반민족적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설치되었던 특별위원회 입니다. 하지만 당시 친일파 처벌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던 이승만 대통령은 반민특위 활동을 비난하는 담화를 공개적으로 여러차례 발표를 했고 이러한 이승만 대통령의 비호아래 당시 경찰은 반민특위 청사에 난입을 해 테러를 가했고 반민특위는 사실상 해체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약산 김원봉이 북으로 간 계기가 바로 이 반민특위와 연관이 되어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가들을 혹독하게 고문을 했던 친일파 경찰 노덕술은 해방이 된 이후에도 제대로 청산이 되지 못하고 경찰 고위직에 올랐으며 오히려 독립운동을 했던 약산 김원봉을 체포하고 고문을 했던 것입니다.
해방이 된 이후에도 반민특위가 경찰의 습격을 받고 친일파 경찰이 독립운동가를 고문하는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몽양 여운형 같은 독립운동가들이 암살을 당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약산 김원봉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 월북을 했던 것입니다.
김원봉과 반민특위, 그리고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언급과 반민특위 후손들의 경찰에 대한 사과 요구를 보면서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과거가 우리 역사에 두고두고 어떠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