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의 스즈키컵 우승은 히딩크 매직의 재현.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이 10년 만에 스즈키컵을 우승하며 베트남은 축제의 분위기라고 합니다.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밤 베트남 하노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대0으로 이기고 2008년 이후 10년만에 스즈키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을 이끌게 된 것은 지난 해 10월 부터 입니다. 10월 이후 베트남의 축구는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 챔피언십 사상 첫 준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아시안게임에서는 베트남 역사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박항서 감독의 매직은 계속해서 이어져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을 10년만에 정상의 자리에 올려 놓은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팀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경기도 아닌 베트남-말레이시아 경기의 시청률이 무려 18%를 기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경기장을 붉게 물들이고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을 자축하는 베트남 관중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16년전 2002년의 뜨거웠던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떠올렸을 것입니다. 그렇게 히딩크 감독의 매직은 이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박항서의 베트남 축구는 단순한 축구 그 이상.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가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에 대해 단순히 축구라는 스포츠 분야를 넘어서 생각을 해 본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베트남에서의 일은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외교관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한국과 베트남은 과거의 껄끄러운 역사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베트남의 전쟁 당시 한국군은 미군을 도와 참전을 했고 한국군이 직접 베트남 영토내에서 전쟁을 치뤘던 것입니다.
한국군이 공산주의의 확장을 저지하기 위해 미군을 도와 참전을 했다고 해도 지금의 베트남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다른 나라의 군대가 자국의 영토에 들어와 전쟁을 한 것이니 베트남 국민들이 한국인들에게 가지는 감정이 좋을 수는 없습니다.
이일이 불과 40년 전의 일이기에 그리 오래전 과거도 아니기에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새로운 외교관계를 형성하는데 장애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면 우리가 일본에 사죄를 요구하는 것과 베트남과 우리의 관계가 유사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번 베트남을 방문하였을 때 한국과 베트남 사이에 있었던 불행한 과거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지만 사실 대통령의 유감 표명 한마디에 불편한 과거역사가 한번에 치유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만들어 가는 새로운 역사는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미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에서의 인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도 없이 언론에서 보도가 있었고 이와 함께 베트남에서의 한국이라는 나라의 위상과 인기도 함께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가 고조되어 스즈키컵 우승의 장면에서도 베트남 관중 사이에서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축구가 단순히 스포츠를 넘어 국가간 우호와 외교관계에도 큰 역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 같습니다.